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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인터뷰] 신재원 현대차 사장 "젊은이들, 도심항공 모빌리티에서 미래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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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작성일
2021-01-24 12:25
조회
765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etc&oid=366&aid=0000653652

[인터뷰] 신재원 현대차 사장 "젊은이들, 도심항공 모빌리티에서 미래 찾아라"



신재원, 1989년 NASA 입사해 30년간 항공분야 연구
현대차는 2024년 UAM 시제품·2028년 상용화 계획

그동안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크게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국토 크기가 작아 절대적인 항공 수요가 많지 않았고, 육상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환경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앞으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로 도심을 이동하는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원 현대차 UAM 사장은 "현대차는 UAM 생태계의 리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많은 젊은이가 이 분야에서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앞으로 UAM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은 할 수 있지만 예상은 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현대차를 비롯해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 스타트업이 여기에 뛰어들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2024년 UAM 시제품을 내놓은 뒤 2028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5일 롯데 시그니엘에서 신재원 사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현대차의 UAM 사업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신재원 사장은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빌리티 혁신을 통해 인류에 도움을 주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UAM 기체를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UAM 생태계를 조성해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재원 사장은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도록 UAM에 적합한 항공트래픽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 집권화된 센터에서 레이더로 여객기 트래픽을 관리하는 현재 항법을 조금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정부가 새로운 틀을 짜고 기업들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위직 출신인 그는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은 UAM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2019년 부사장으로 영입됐는데, 지난해 12월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 나사에 입사해 30년 넘게 항공을 연구한 그는 2008년부터 11년 동안 항공연구총괄본부장을 지냈다.

-글로벌 UAM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은 어디인가.

"미국 항공우주 업체 조비 에비에이션, 독일 스타트업 릴리움, 중국 이항 등 얼리 플레이어들이 있다. 올해 CES를 통해 제너럴모터스(GM)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도 UAM 진출 의지를 밝혔는데, 새로 형성되는 시장이 확장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현대차 UAM 사업부가 참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있나.

"두 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국 UAM 인프라 전문업체 어반-에어 포트와 함께 UAM 기반 시설을 개발하기로 했다. 여객·물류를 위한 UAM 허브(hub)와 환승 시스템 등 생태계 전반의 시설이 포함된다. 어반-에어 포트는 일반적인 헬기 이착륙장보다 훨씬 작은 ‘버티포트(Vertiport·수직 이착륙시설)’를 설계한다.

영국 코번트리시(市)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에 여러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최종적으로 현대차가 선정됐다. 현대차의 기체 개발 기술력뿐 아니라 현대건설(000720), 현대엔지니어링 등 그룹 내 갖춰진 인프라 역량도 높이 평가한 덕분이다. 내년 여름 코번트리시가 열 시연 행사에 참여한다. 이처럼 현대차의 UAM 사업은 기체 개발과 함께 이착륙 인프라 등 포괄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현대차는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와 함께 모빌리티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새로운 모빌리티 도입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LA시는 미래 모빌리티 정책과 인프라 등을 연구하기 위한 센터를 설립하고 현대차와 함께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는 이 연구 센터의 연구원 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인구 이동이 급격하게 위축됐다.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UAM 수요가 클 것으로 보나.

"10년 전, 시스코의 웹엑스(기업용 원격 미팅 시스템)가 출시됐을 당시 항공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대단했다. 원격 미팅이 활성화되면 출장길에 오르는 여객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본 것처럼 항공 산업은 계속 발전했다. 코로나 이후 상황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코로나 확산이 당장은 인구 이동을 크게 위축시켰지만 결국 회복할 것으로 본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대면 소통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높다."

-UAM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UAM 관련 우리 정부의 지원이나 청사진은 다른 나라보다 뒤처지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UAM 사업에 적극적인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독일, 싱가포르, 두바이, 호주 등인데 우리나라도 선두 국가에 포함된다고 본다.

다만 새로운 시장에 대한 규제를 새로 만드는 작업은 필요하다. 전세계 상공 3만피트(약 9144m)에서 2만6000여대가 운행되는 여객기의 경우, 중앙 집권화된 트래픽컨트롤센터가 레이더로 여객기의 트래픽을 관리하지만, UAM은 이보다 훨씬 낮은 300~500m 고도에서 훨씬 많은 기체가 이동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를 관리할 에어트래픽시스템이 없다. 7~8년 전 나사에 있을 때 드론이 등장하면서 여기에 맞는 새로운 항법 시스템을 만들었다. 드론에 맞는 에어트래픽시스템은 서비스 업체들이 데이터를 공유해 만들어졌다. 마찬가지로 UAM에 맞는 새로운 에어트래픽 매니지먼트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큰 운영 틀을 만들고, 참여 기업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모빌리티 분야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내연기관 부품 업체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UAM 시장이 크게 확장돼 수백만대의 수요가 창출되면 소재, 부품, 제어장치 등 기존 내연기관차와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현재 항공산업의 경우, 보잉이 가장 많이 만드는 737 기종의 경우 한 달 생산 대수가 60여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UAM은 이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줄어드는 내연기관차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사업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다. 현대차도 기존 부품 업체와 어떻게 동반성장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UAM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정체성은 어떻게 변화할까.

"그동안에는 생산한 차를 많이 판매하는 것이 주요 과업이었다. 이제는 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이동 디바이스를 생산하고, 판매 이후 관리 영역으로도 진출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의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인류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내 역할은 이런 변화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늘 UAM 사업부 직원들에게 "우리는 설립 멤버"라고 이야기를 한다. 20년, 30년 뒤 우리가 꿈꾸는 회사가 된 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리더 위치에 있을 것이다."

[연선옥 기자 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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